김영감의 영감노트
[PMB 8기] 인터뷰 설계 본문
생각을 시작하면서
인터뷰와 관련된 에세이를 쓰려하니 창업을 준비할 때의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 당시 설문조사나 인터뷰 방법론에 대해 깊게 알지 못했지만 무작정 소비자 조사를 했었다. 엄청 추웠던 겨울날 판교 광장에서 3시간 동안 설문을 했던 기억이... 그러다 보니 조사를 자주 실패하곤 했다. 여러 번의 실패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기회와 같았는데, 그중 가장 크게 배웠던 한 가지는 다음과 같다.
내 주관을 철저히 배제하라.
내가 궁금하고 검증하고 싶은 내용을 직접적으로 물어본다면 90%의 인터뷰이들은 내가 원하는 답변을 해준다. 보통 질문에 대한 답을 하기 위해 자신의 경험과 질문을 연결시키는 경우가 많은데, 과거 경험에 대한 뚜렷한 생각이 없을 경우 질문이 물어보는 방향성으로 과거 경험을 왜곡하곤 한다. 그렇기에 직접적인 질문과 나의 주관은 철저히 배제하고 순수한 소비자 경험을 듣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5 WHY를 직접 적용해본 경험이다. 많은 사람들이 왜?라는 질문을 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생각보다 왜?라는 질문은 모든 답변에 적용할 수 있다. 과거 인터뷰를 하면서 WHY?를 물어보기 애매한 답변에도 왜? 를 던지곤 했었는데 생각보다 많은 인터뷰이들이 모든 Why에 답변을 해주시는 걸 보고 굉장히 신기했었다. 예를 들어 "결혼식을 하려고 해"라는 답변에 왜?라는 질문을 던졌던 적이 있는데 당시 속마음은 '결혼식은 당연히 해야지' 정도의 답변이 나올 줄 알았다. 하지만 인터뷰이는 결혼식이 인생에서 가지는 의미와 자기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상세하게 말해주었고 그때 5 Why기법의 가치에 대해 깊게 깨달았던 적이 있다.
오늘 세션에서는 어제 배웠던 JTBD 인터뷰 설계와 더불어 좀 더 실용적으로 많이 쓰는 인터뷰 설계법을 학습하였다. 내가 구르면서 배웠던 내용들을 세션 내용을 통해 한번 더 복습하고 확장하면서 인터뷰 설계에 대하여 깊게 생각할 수 있었다. 오늘은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실제 인터뷰를 설계해보고 진행해보면서 배운 내용을 체화할 수 있는 기회로 삼고자 한다.
인터뷰 설계 & 진행
1. 안녕하세요. 최근 할 일 관리 서비스가 엄청 많잖아요. 이렇게 많은 이유는 분명 기존에 다양한 부분에서 문제를 겪는 사용자가 많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 인터뷰는 할 일 관리를 하며 겪는 문제를 파악하기 위해 진행됩니다. 말씀해주신 답변을 기반으로 할 일 관리에서 겪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서비스 기획에 사용될 예정입니다. 괜찮으신가요?
네
2. 나이와 현재 직업을 포함한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도 될까요?
안녕하세요. 저는 30살 남자이고 사는 지역은 서울이며 현재 직장에 다니고 있습니다.
3. 평소 할 일 관리를 하시는 편인가요?
네. 회사에 출근하면 가장 먼저 오늘의 할 일을 체크하는 것부터 시작해요. 주로 아침에 할 일을 관리하는 것 같아요.
4. 아침에만 할 일 관리를 하시는 건가요? 다른 시간대에는 할 일 관리는 안 하시나요? (꼬리 질문: 사용습관)
그건 아니죠.ㅎㅎ 생각날 때마다 할 일을 추가하거나 퇴근할 때 혹은 취침하면서 할 일 관리를 하곤 해요.
5. 할 일 관리를 하며 불편함을 느끼는 상황이 있었나요? (문제점 파악)
음.. 할 일을 추가할 때 기간이나 시간을 설정하는 것이 불편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매일 반복되는 할 일, 개인적인 할 일 등이 구분되었으면 좋겠는데 그럴 경우 여러 개의 캘린더나 두 가지 이상의 서비스를 사용해야 하는 것이 조금 불편했어요. 메모할 때는 또 다른 서비스를 사용해야 되니까 한눈에 하루를 계획하고 점검하고 싶은데 그게 불편했어요.
6. 왜 그 부분이 불편함이라고 느끼셨나요? (문제점 심층 파악 - 문제 이유)
할 일 관리에 많은 생각을 하고 싶지 않아요. 아침에는 단순하게 오늘 할 일을 정리하고 싶어요. 걸어갈 때 생각나는 일이 있으면 간단히 기록하고 싶은 거죠. 메모도 이런 생각에 연장선이라고 생각해요. 퇴근이나 밤에도 마찬가지인 거죠. 하지만 일반적인 할 일 관리 서비스는 설정해야 할 항목이 너무 많아요. 게다가 마우스로 하나하나 설정해야 되는데 이 부분이 은근히 귀찮더라고요. 그냥 키보드에서 손을 떼기 싫은데 ㅋㅋㅋㅋ 모바일도 마찬가지로 텍스트를 썼다가 시간도 설정하고 하다 보면 은근히 소비되는 리소스가 크더라고요.
7. 구분이 안 되는 점이 불편하다고 말하셨는데 이 부분은 왜 불편하다고 생각하셨나요? ( 문제점 심층 파악 - 문제 이유)
이 부분도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 앱을 쓰느라 소비되는 에너지가 너무 많아지는 것이 문제예요. 일정관리, 할 일 관리, 메모, 개인적인 할 일, 업무상 할 일 등을 구분하기 어렵다 보니 여러 서비스를 쓰게 되고 이게 불편하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8. 그럼 나열한 문제 중에 가장 불편한 점이 어떤 건가요? 당시의 감정을 생각하면서 우선순위를 매겨본다면?
가장 불편했던 것은 데일리 투두를 관리함에 있어서 설정할 것이 너무 많고 불편하다이고
두 번째는 할 일 관리와 연관된 다양한 것들은 한 번에 관리하기가 어렵다는 점(일정, 메모 등)
세 번째는 사실 두 번째와 비슷한 것 같은데 여러 서비스를 써야 하는 점? 일 것 같습니다.
9. 그럼 현재는 어떤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계신가요?
구글 캘린더와 노션으로 업무적인 할 일과 개인적인 할 일을 관리하고 있고 습관 형성 앱을 통해 루틴을 관리하고 카카오톡 나에게 쓰기 등을 통해 메모를 하고 있습니다.
10. 그중 가장 편하게 사용하는 대안재는 어떤 것인가요? (대안재 확인)
음.. 가장 편한 건 사실 카카오톡 나에게 쓰기예요.
11. 어떤 이유 때문인가요?(대안재의 차별점)
텍스트로 죽 작성해서 보내면 끝이니까요.ㅎㅎ 오늘 책 읽기 11시까지 이렇게 써버리면 끝이니 시간도 얼마 안 걸리고 간편하더라고요.
12. 불편한 점이 분명 있을 것 같은데 카카오톡 나에게 쓰기에는 어떤 불편함이 있나요?(대안재의 부족한 점)
하려면 할 수는 있는데 날짜별로 쓴 내용을 정리할 수는 있어요. 하지만 이건 귀찮은 건 매한가지니 잘 사용하진 않습니다. 보통 출근하면서 카카오톡 나에게 쓰기로 간단히 정리를 하고 이를 다시 전용 서비스에 정리하고 있어요.
13.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겪으시는 문제점에 대해 심층적으로 알 수 있었습니다. 이것으로 인터뷰를 마치겠습니다.
넵.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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