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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B] 에세이

[PMB 8기] 클럽하우스(Club house)의 그로스 해킹(Growth Hacking)

기획자킴제이 2021. 10. 27. 23:47

1. 그로스 해킹(Growth Hacking)이란 무엇인가?

션 엘리스의 정의 
제품 또는 서비스의 중요한 지표를 지속적으로 파악하고 분석하여 사용자의 흐름을 최적화하는 동시에
많은 유저를 확보하는 전략적 마케팅 기법.
라이언 홀리데이의 정의
마케터들이 브랜딩, 마인드 공유와 같은 모호한 개념들을 추구하는 반면, 그로스 해커들은 이용자와 함께 끊임없이 성장을 추구하며,
그들만의 그로스 머신을 발명하고 운영하며 정비하는 사람.

 

 

션 앨리스는 그로스 해킹을 처음 주장한 사람이고 라이언 홀리데이는 서적을 통해 개념을 널리 알린 사람이다. 이 둘의 정의가 조금씩 다른 것처럼 많은 매체와 서적에서 그로스 해킹을 조금씩 다르게 정의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개인적인 관점으로 그로스 해킹의 개념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그로스 해킹(Growth hacking)은 단어의 뜻에서도 알 수 있듯이 '성장'을 목표로 한다. 성장을 위해, 제품을 사용하는 고객의 행동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전략을 설정하는 것을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정량적인 데이터 분석은 그로스 해킹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부분이다. 예를 들어 결제 과정에서의 이탈률이 높게 측정된다면 결제 과정을 단순화하거나 결제 혜택을 더 주는 방식 등을 적용해보고 이를 다시 데이터로 측정하여 유용한 지를 검증한다. 

 

위에 든 예처럼 그로스 해킹은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한 끊임없는 실험 즉, 가설 - 실행 - 검증의 반복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만 보면 그로스 해킹 = 퍼포먼스 마케팅(데이터 분석, 지표를 기반으로 한 마케팅 기법)으로 여길 수 있다. 하지만 그로스 해킹은 단순 마케팅 방법론이라기보다는 좀 더 광의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제품 개선 없이 마케팅만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 예를 들어 제품의 치명적인 결함이 있는데 이를 해결하지 않고 마케팅 전략으로 제품을 성장시킬 수 있을까? 아마 단기적인 성장은 가능하더라도 장기적인 유저의 유지는 힘들 것이다. 그로스 해킹은 마케팅 전략을 세우는 것만이 아니라 필요하다면 제품 개선까지 해낼 수 있어야 한다. 앞서 말한 것처럼 제품의 성장을 '가장' 중시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그로스 해킹은 제품의 생산 과정부터 신규 유저의 유입, 충성 고객의 유지까지 전 단계에 걸쳐 제품을 개선하고 전략을 실행한다.

 

즉, 그로스 마케팅이란 고객이 보여주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가설의 검증을 지속적으로 반복하여 제품 생산부터 전달 과정 전 과정에 개선을 만들어내 결국 성장을 이루어 내는 개념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2. 그로스 해킹의 사례 : Clubhouse

클럽하우스는 그로스 해킹을 통해 엄청난 성장을 달성한 사례로 유명하다. 2020년 3월 설립된 회사로 4월에 서비스를 론칭하고 그 해 5월 유저 규모 1500을 달성하였다. 이때 안드레센 호로위츠란 투자자가 1천만 달러를 투자하면서 클럽하우스의 본격적인 그로스 해킹이 시작되었다. 

 

당시 1500명의 유저를 모으면서 MVP는 어느 정도 검증한 상태였다. 투자를 받으면서 폭발적인 J커브를 통해 PMF를 증명할 이유가 생기게 되었고 클럽하우스는 색다른 방법에 전략을 실행한다. 

 

외국 매체에서는 클럽하우스의 전략을 'Velvet Rope Strategy'라고 부른다. 벨벳 로프는 시사회장이나 VIP들을 위한 파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경계를 만드는 줄을 말한다. 이 전략은 서비스 또는 제품 이용에 있어 Exclusivity(독점성)을 제공하여 충성도 높은 고객을 생성하는 전략을 말한다. 클럽하우스는 어떻게 이 전략을 실행했을까? 

 

 

클럽하우스의 색다른 전략을 알기 전 '추천'의 중요성에 대해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AARRR 프레임의 따르면 우리 서비스가 나아가야 할 최종 방향을 Referral로 정의하고 매우 중요하게 인식한다. (사업영역마다 Revenue와 바뀌기도 한다.), 또한 NPS와 같은 순추천 지수 프레임워크 또한 추천의 중요성을 알려준다. 추천이 중요한 이유는 단순히 서비스가 만족할 만큼 잘 만들어졌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뿐만 아니라 기존 이용자의 추천이 더욱 확실하게 새로운 유저를 유입시키기 때문이다. 기업이 나서서 홍보하는 것과 비교했을 때 주변 지인들의 추천은 높은 '신뢰성'을 가진다. 그렇기 때문에 더 높은 유입 전환을 실현할 수 있는 것이다. 클럽하우스는 이 추천의 장점을 적극 활용했다.

 

먼저 클럽하우스는 초기 유명인들 위주로 앱 사용을 유도했다. 그리고 어떤 매체에도 자신들을 노출하지 않고 오직 유명인사들의 SNS를 통해 클럽하우스의 존재를 인식시켰다. 회원가입은 오직 초대장(추천) 받은 사람만이 가능했다.(현재는 초대장 기능이 사라졌다.) 초대장은 2장만 주어지고 서비스 내의 활동량에 따라 추가 초대장을 받을 수 있다. 게다가 아이폰만 이용이 가능했다. 

 

유명인사들의 SNS에 자주 오르락 내리지만 초대장이 없으면 가입조차 못하고, 게다가 비싼 아이폰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은 FOMO를 만들었다.(여기서 FOMO란 Fear of missing out의 앞 글자를 딴 단어로 고립 공포감이라고 한다. 사람들은 다 아는 유익한 일이나 즐거운 일에서 소외되는 두려움이다.) 벨벳 로프 밖, 즉 클럽하우스에 가입하지 못한 유저들은 FOMO를 느끼며 가입을 '열망'하게 된다.

 

 

FOMO로 인해 초대장을 사고 파는 현상까지 나타났다.

 

 

이때 초대장(추천)은 FOMO를 만드는 역할에서 나아가 더 큰 역할을 한다. 지인의 초대장은 서비스의 큰 신뢰로 다가가게 되고 높은 유저 유입 전환율을 달성하게 해 주었다. 게다가 기존 유저에게는 초대장을 줄 수 있는 특별한 지위를 제공하여 충성고객으로 유지하는 효과도 있었다. 초대장 수가 2개란 점도 인상 깊다. 만약 1개였다면 이는 유저 수 확장의 네트워크 효과를 기대하기 힘든 수이다. 하지만 2개씩의 초대장은 엄청난 네트워크 효과를 불러일으켰고 그 결과 폭발적인 유저 성장을 만들 수 있었다.

 

 

 

2개의 초대장이 불러온 네트워크 효과

 

 

그 결과 2020년 12월, 단 7개월 만에 기존 유저의 약 400배 규모인 60만 명의 유저를 달성하고 2021년 1월 200만을 달성하는 엄청난 성과를 이룬다. 단순한 가입방법의 변화를 기반으로 한 전략은 최저비용으로 엄청난 성과를 만들 수 있었다.

 

 

클럽하우스의 유저수 변화

 

 

다만 이후 초대장 가입을 없애고 안드로이드 버전을 발매하면서 클럽하우스의 가입자 수는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개인적으로 추측해본 이유는 '추천' 단계의 전략을 먼저 활용한 것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AARRR 프레임을 기준으로 추천 단계 이전 단계인 Activation, Retention 단계의 고객 경험은 'Referral' 단계의 고객 경험을 만드는 기반이 된다. 즉, 앞 단계에서의 고객 경험을 지속적으로 개선했을 때 다음 단계의 고객 행동을 자연스럽게 유도할 수 있는 것이다.

 

클럽하우스는 순차적으로 단계를 개선하기보단 추천 단계를 먼저 활용하였다. 그러다 보니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앞 단계의 고객 경험에 만족하지 못하고 이탈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필자도 클럽하우스 초창기에 서비스를 이용해 보면서 어려운 이야기만 하는 방이 많아 상대적 박탈감이 들거나 클럽을 만들기가 어렵고 열려있는 방들을 쉽게 볼 수 없다는 점들이 불편하여 여러 번 사용하지 않았던 경험이 있다. 만약 앞 단계의 고객 경험을 탄탄히 개선해놨다면 이탈하는 유저가 거의 없었을 것이다. 

 

이러한 클럽하우스의 사례는 그로스 해킹을 잘 실현한 사례이면서도 고객이 겪는 전 과정에서의 개선이 중요한 점을 일깨워 주는 사례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