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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B] 에세이

[PMB 8기] '린 분석'의 관점에서 본 'Peaches'

기획자킴제이 2021. 11. 8. 09:39

Supreme라는 단어를 아는가?

'최고의(ultimate), 최상의(greatest)'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는 이 단어는 세계 최고의 스트릿 패션 브랜드의 이름이다. 1994년 영국계 미국인 제임스 제비아가 미국 뉴욕에서 만든 이 브랜드는 스케이팅 문화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세계 최고라는 이름에 걸맞게 최근에는 루이비통, 나이키 등의 세계 유명 브랜드와 협업을 지속하고 있고 수많은 래퍼, 셀러브리티들의 워너비 아이템으로 여겨지고 있다.

초기 슈프림은 모델 '케이트 모스'가 찍은 켈빈클라인 광고에 '슈프림 박스 로고 스티커'를 붙이는 일 하나로 젊은 스케이트 보더들에게 강한 인상을 주며 시작했다. 모든 판매되는 제품들은 한정판이기에 소수만 살 수 있었다. 반항적인 모습 때문이었을까? 한정판만 판매하는 모습 때문이었을까? 인스타그램도 페이스북도 없었던 당시에 수많은 스케이트 보더들에게 알려지게 되었고 광적인 호응을 얻는 브랜드로 성장하게 된다. 당시에 스케이트 보더를 기반으로 한 스트릿 씬의 래퍼, 힙스터들에게는 종교급의 브랜드가 된 것이다.

 

스티커, 한정판 등 슈프림과 비슷한 행보를 걸으며 점차 종교급의 브랜드로 성장하고 있는 토종 한국 브랜드가 있다면 믿겠는가? 오늘 이야기할 주제이기도 한 이 브랜드가 바로 Peaches이다. 

 

 

피치스 로고

 

 

Peaches는 '자동차 튜닝 문화'에 기반을 둔 패션 브랜드이다. 슈프림이 스케이트 보딩 문화를 대변한다면 Peaches는 자동차 튜닝 문화를 대변하는 브랜드이다. Peaches는 자동차의 뒤태를 의미하는 속어인데, 복숭아가 예쁜 엉덩이를 의미하는 것처럼 Peaches도 이러한 의미를 담고 있다. 

 

우리나라보단 미국이 자동차 튜닝 문화가 더 활발한 편이다. 그래서 Peaches도 자동차와 스트리트 문화의 본거지인 LA에서 시작했다. 슈프림처럼 스티커를 배포하며 시작한 Peaches는, 단기간 내에 해외 팬들의 호응을 얻어냈고 폭발적인 성장을 하고 있다. 이러한 성장은 세계 유수의 기업들 과의 컬래버레이션으로도 알 수 있다. 2018년 나이키는 Peaches를 ‘주목해야 할 브랜드’로 선정했고, 지난 수년간 포르셰, BMW M, 메르세데스 AMG, 현대차, 한국타이어, 삼성 갤럭시, AOMG 등과 협업을 이루어 냈다. 최근에는 성수동에서 오프라인 콘셉트 샵 도원(D8NE)을 운영하고 있는데, 하루 1500명이 다녀갈 정도의 유명 명소가 되었다.

 

 


 

 

Peaches의 이러한 성공은 어떻게 가능했을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린 분석의 서비스 유형과, 사업 단계에 맞춰 Peaches의 행보를 알아보려 한다.

 

린 분석에서는 전자상거래, SaaS, 무료 모바일 앱, 미디어 사이트, 유저 콘텐츠 서비스, 마켓 플레이스 등으로 사업의 유형을 분류하고 있다. 현재 피치스는 린 분석에서 정확하게 맞는 서비스 유형을 찾기 어렵다. 그러나 의류, 스티커, 자동차 관련 용품을 웹 사이트를 기반으로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그나마 E-commerce 유형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다양한 서비스들은 공감 → 흡인력 → 바이럴 → 매출 → 확장으로 발전 단계를 거친다. 현재의 Peaches의 활동은 앞서 말한 오프라인 콘셉트 샵인 도원(D8NE)에 집중되어 있는 편이다. 피치스의 여인택 CEO의 인터뷰에 따르면 피치스가 생각하는 비전,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자연스럽게 보여주면서 피치스 문화의 실체를 만드는 공간이 필요해 도원(D8NE)을 만들게 되었다고 한다.

 

즉, 고객의 확장을 위해 수입의 일부를 재투자하여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견고히 하는 과정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린 분석에서 매출 단계에서는 '최적의 가격 체계를 제시해 사용자들이 지불하도록 설득한 다음 수입의 일부를 고객 확보에 재투자'하는 단계라고 설명한다. 이러한 면을 비춰보았을 때 피치스는 바이럴 단계에서 매출 단계로 확장하는 단계를 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공감, 흡인력, 바이럴 단계에서 어떤 활동을 하여 현재의 피치스로 성장하였고 매출 단계의 활동으로 넘어갈 수 있었을까?

 

 


 

 

사실 피치스의 활동을 살펴보면 린 분석에서 제시한 단계를 따르지 않고 성장했다고 볼 수 있다. 공감 단계는 피치스를 만든 여인택 대표가 수입차 브랜드 동호회에서 사람들과 자동차 문화에 대한 아쉬움을 자주 이야기하다 출발했기에 여러 번의 문제를 정의하는 과정을 거쳤을 것이라 예상할 수 있다.

 

흡인력 단계와 바이럴 단계는 거의 동시에 진행이 되었다. Peaches는 처음 시작하며 Peaches가 적힌 스티커를 배포하기 시작하였다. 많은 사람들이 자동차 튜닝 문화를 대표하는 브랜드를 간절히 원했던 결과였을까? 이 스티커는 곧바로 인스타그램에서 확산되기 시작한다. 

 

 

Peaches의 대표 아이템인 데칼 스티커

 

 

이렇게 스티커가 확산되면서 반응이 생겨나자 같은 해 도쿄에서 열린 포르셰 전문 튜닝업체 RWB의 행사의 영상을 만들게 된다. 해당 영상은 강력한 비트와 감각적인 영상미를 가지고 있다. 자동차를 정말 멋지게 보여준다. 하지만 이 영상의 가장 특별한 점은 자동차 문화를 좋아해야만 공감할 수 있는 점이 많다는 것이다. 자동차 튜닝 문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봤을 이니셜 D를 연상시키는 장면, 8090 전 세계 자동차 튜닝 문화에 중심지였던 일본의 느낌을 잘 담은 점 등은 자동차 팬들을 열광시키기에 충분했다. 그 결과 해당 영상은 200만 회에 가까운 조회수를 기록할 정도로 확산되게 된다. 

 

Peaches를 있게 한 RWB행사 영상

 

 

Peaches는 영상과 스티커를 브랜드 성장의 기반을 쌓았다. 이를 통해 피치스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흡인력을 만들었고, 이에 더해 바이럴 효과까지 만들어냈다. 이는 매출 단계를 고민할 수 있는 원동력을 만들었으며 현재의 Peaches를 만들어 냈다. 슈프림과 비슷한 행보를 보이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Peaches, 앞으로의 성장이 더욱 기대된다.

 

Comment

린 분석에 맞춰 Peaches를 분석해보니, 린 분석은 IT 서비스에 좀 더 특화되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서비스 유형과 사업의 단계들이 브랜드의 성장 과정에 완전히 Fit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린 분석에서 알 수 있는 분석 가이드를 활용은 하되 Peaches와 같은 브랜드에 적용할 때는 상황에 맞춰 활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